결혼. 인생에서 제일 성대하고 아름다운 날. 아이의 어머니는 자식이 있음에도 여전히 곱고 아름다우신 분으로, 지금까지 여러 번의 이혼과 재혼 전적을 가지고 계신다. 흠 하나 없이 새하얀 하늘하늘하고 풍성한 드레스, 반짝이는 투명한 면사포. 눈이 아릴 정도로 아름다운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아이는 옛 이야기속에 나오는 천사가 이런 모습이 아닐까, 생각하곤 했다. 주변 사람들의 축복 속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사랑받는 신부, 동화에서나 나올 법한 크고 호화로운 성에서 그 날들의 어머니처럼 찬연하게 부서진 햇살 속에서 영롱히 반짝이는 것. 그게 아이의 꿈이자 재능의 시작이었다.

이 소망을 제 손으로 이루기 위해 피나는 노력이 필요했다고 들었다. 그런 아이의 노력이 빛을 발한 걸까? 우연찮게 받아들인 지인의 결혼식을 성황리에 마치게 되었고, 그것을 계기로 웨딩계의 전설이라 불리울 갖가지 결혼식 또한 맡아 잡지나 방송을 타게 되며 명성을 쌓아가게 되었다.

아 이가 주로 하는 일은 결혼식에서 쓰일 소품 및 장식 준비, 그것들의 총괄적인 배치.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그날만큼은 의뢰인을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빛나는 사랑스런 주인공으로 만드는 것. 아이는 최소한의 자금을 들여가면서도 의뢰자가 원하는 분위기를 알맞게 이끌어내는 탁월한 능력으로 국내에서부터 차근차근 입지를 쌓아올려 이내 세계에서 인정 받는 웨딩플래너의 자리에 올라서게 되었다고.